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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어파일 님의 글입니다. 2011-10-12 Wednesday (조회:5394,댓글:26,추천:2)
(경북,남) 첫 발령 받던 날


2005년 3월 1일자로 작은 중학교 실장으로 첫 발령을 받았다.

집에서 왕복 3시간에 가까운 거리였는데 부모님댁에서 매일 출퇴근을 했다.

따로 집을 얻어도 생활비가 더 나간다고 했다.

첫 달 월급은 이것저것 떼이고 99만원 정도 받았던 기억이 난다.

기름값을 빼면 마치 알바를 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일은 정말 순탄치 않았다.

첫 출근날 행정실 자리에 앉았지만 멍했다.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 상태였다.

신규 연수를 받았지만 너무 이론적인 것이였고 2003년이였다. 기억이 전혀 나지 않았다.

그때 교감선생님이 두둥 들어오시며 "실장 공문 좀 뽑아보게" 하셨다.

교무보조가 없어 공문을 직접 출력해야 했다.

일단 "네" 하고 전임자에게 전화해서 묻고 물어 공문을 겨우 출력하니 오전이 다 갔다.

공문을 출력하면서 내용을 봐도 뭔 소린지 통 이해할 수 없었고 속으로 이거 큰일났구나 싶었다.

동사무서같은데 가면 다들 맞고에 스타도 하고 그러지 않았나?

일하기 전엔 공무원에 대한 편견 때문에 편하게 놀고먹는 자리인줄 알았는데...

이 일 계속할 수 있을까?

공문을 뽑으며 얼마나 많은 생각이 뇌리를 스쳤는지 모른다.

일단 전임자가 시키는대로 호치키스와 결재고무인을 찍고 교감선생님께 바쳤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뽑은 공문 중 절반정도만 나에게 다시 오는 게 아닌가?

나는 감동의 눈물을 흘릴 뻔 했다.

저 분들 참 좋은 분들이다. 내가 할 일을 대신 해 주다니...

지금 생각하면 참 우매했다. 모든 공문을 행정실장 혼자 다 처리하는 줄로 알았다.

생각이 그리하였으니...

그 후 학교의 모든 업무는 나에게 왔다. 정보, 교무, 학사에 속하는 일까지 상당부분 뒤집어써야 했다.

교무부장 맡은 분도 체육선생님이였는데 행정실 소파에서 티비만 보고 자기 일도 나에게 많이 떠밀었다.

나는 그 때 몰랐다. 아무것도 몰랐다...









        


암호를대라 (2011-10-12 Wednesday) 추천(댓글 기여도) : 2  
(경북,여) 경북에 근무하시는 분이라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학교 내부 구성원들은 사람을 잘 이용해 먹지요. 예나 지금이나~~~
노을 (2011-10-13 Thursday) 추천(댓글 기여도) : 2  
(충북,여) 저도 첫 발령에서 일 떠안고 살았던 기억이 납니다. 교무실도 모자라 심지어 행정실 내부에서도 저한테 일을 떠밀었지요. 36학급에서 예산, 지출, 물품, 시설, 재산, 방재 뿐만 아니라 수입까지 했었고, 교무실 쪽에서 전출입과 학적업무및 기타 업무를 떠넘겼습니다. 그때 사무원은 달랑 급여랑 기록물만 했었지요. 일에 허덕이는 제게 일 떠넘기면서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앞으로 나홀로 실장 되면 해야하는 일이니 지금 배워두면 좋을 거라구요...그렇게 6개월을 살다 시보 뗀 다음날 병휴직 했었습니다ㅠ.ㅠ
이우산 (2011-10-14 Friday) 추천(댓글 기여도) : 1  
(경기,남) 저도 첫발령 때 생각나네요, 첫달 월급이 92만원인가,, 그때가 2월인 탓도 있지만, 군대다녀와서 경력 인정 받은 제가 그 정도면, 여자 동기들은 더 적었겠죠. 같이 일하는 행정보조는 110만원인가 받더라구요. 나홀로실장이라 제가 계산해서 줬거든요. 그래도 다행인게, 운좋게 사택에 들어갈 수 있어서, 먼저 발령 받으신 분들은 사택 없어서, 월세비 내며 자취도 했다든데, 처음엔 다 모르는거라, 지금도 기억나는건, 2월 28일에서 삼일절 내내 쭉 야근 했던게 기억나네요. 일하다가 새벽을 보게될줄은 몰랐어요. ㅠ
뉴페이스 (2011-10-16 Sunday) 추천(댓글 기여도) : 1  
(경북,남) 같은 날에 발령을 받으셨네요. 그때 전 초등학교 나홀로 실장으로 발령을 받았는 데 그때를 생각하면 씁쓸한 생각만 듭니다. 월급 받아서 집에 서너번 왔다가고 친구들이랑 쇠주 한 두잔 먹고 나니 돈이 얼마 남지 않았지요.
단아여인 (2011-10-20 Thursday) 추천(댓글 기여도) : 1  
(경기,여) 몇 년 전에는 사람이 없어서 나홀로로 발령을 냈다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나홀로로 발령을 내는 이유는 뭔지..시스템적으로는 향상한다하지만 왜 인력적인면에서는 개선이 안되는지...신규의 뻔한 고충을 알면서 왜 복불복식의 인사를 하는지...
마시마로 (2011-10-20 Thursday) 추천(댓글 기여도) : 1  
(부산,여) ㅎㅎ
저도 이제 두달이 다 되어 갑니다..
울 학교 샘들 너무 무섭습니다..
그래선 요샌 굽신거리며 삽니다..

아..
직장에 대한 회의가 가끔씩 느껴지지만..
저도 시간이 지나면 웃으며 오늘을 추억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요..
산야 (2011-10-20 Thursday) 추천(댓글 기여도) : 1  
(경남,남) 감동이 밀려 옵니다. 그때 당시 월 하숙비 주고 남는 것은 딱 구두한켤레 값이었습니다. ㅎㅎ
차차 (2011-10-20 Thursday) 추천(댓글 기여도) : 1  
(경남,여) 저도 저랑 아무 상관없이 교원인사서류 전산작업을 휴일까지 나와서 했더랬지요. 다른 학교도 행정실에서 다 한다는 말에 속아서.. 지금 생각하면 정말 어이없는 일이죠.
열시미 (2011-10-24 Monday) 추천(댓글 기여도) : 1  
(경남,여) 지금은 많이 바뀌었을거라 생각했는데. 10년전이나 20년전이나 변함이 없군요.
끊임없는질문 (2011-10-25 Tuesday) 추천(댓글 기여도) : 1  
(충남,남) 저도 교사들이 거짓말하며 저한테 일을 넘겼다가 들통난 일이 있었습니다.행정실 법제화에 따른 사무분장이 필요합니다.
희망 (2011-10-28 Friday) 추천(댓글 기여도) : 1  
(제주,여) 저도 나홀로 초등학교 실장으로 신규로 발령받았었는데...그때는 행정실장이란 명칭도 없었고, 서무주임, 선생님, 주사.. 호칭도 교사들마다 제각기 부르고 싶은데로 불렀었고.. 행정실도 따로 없이 교무실 한 귀퉁이에 책상 2개 놓고 사무보조랑 둘이서.. 그때는 교무실 들어가는 발걸음이 얼마나 무거웠었는지.. 창고라도 좋으니까 행정실만 따로 있었으면 하고 바랬었던 기억이 있다.
건강이 (2011-10-29 Saturday) 추천(댓글 기여도) : 1  
(강원,남) 참 마음이 저려오네요... 우리의 존재가치가 이정도 밖에 되지 않나, 목소리의 구심점역할을 할 뭔가가 반드시 필요한 것 같습니다. 계속해서 이런 일들이 반복된다면 우리는 물론 우리 다음을 대신할 후배들의 미래도 없습니다.
내남자 (2011-12-16 Friday) 추천(댓글 기여도) : 0  
(경남,여) 아아 ㅠ ㅠ 위에 선배님들 글 읽으면서 웃다가 울다가 하네요 ㅠㅠ 첫 발령 기다리고 있는데 댓글 읽으니 더 긴장됩니다.. ㅎㅎ;; 모두들 파이팅입니다. ^^ !!!
난 한다. (2012-01-09 Monday) 추천(댓글 기여도) : 0  
(전북,여) ㅠㅠ 저 지금시본데....업무파악이 안돼서 미치겠어요 저두 님처럼 회상할 날이 올까요?너무 힘들고 우울해요
저도 얼른 능숙하게 일처리 잘햇음 좋겠습니다.
하루하루 (2012-01-12 Thursday) 추천(댓글 기여도) : 0  
(대전,여) 저 첫월급은 이십여만이였던거 같은데.. ㅋㅋㅋ 새삼 신규때가 새록새록 생각이 납니다. 풋풋한 아가씨였는데 지금은 아줌마가 되어서...
이팝나무 (2012-01-15 Sunday) 추천(댓글 기여도) : 0  
(전북,여) 딱 지금 제모습인데요 ㅠㅠ 얼른 1년이 지나 내일이 2013년이었음 좋겠습니다. 이 막막함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교행지킴이 (2012-01-30 Monday) 추천(댓글 기여도) : 0  
(충남,여) 저는 이제 막 신규인데..선배님들 글 읽고나니, 제가 일하는 환경이 많이 좋아졌다는 걸 느낍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다들 힘내세요~^^
아스란 (2012-02-08 Wednesday) 추천(댓글 기여도) : 1  
(경기,남) 아...... 진짜 그 모습이 머리속에 그려지네요.
교육행정직이 정말 업무분장도 엉망이고 체계가 안잡힌게 정말 심한것 같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참아내셔서 다행이예요~
뽁찌 (2012-03-04 Sunday) 추천(댓글 기여도) : 0  
(경남,남) 경력15년차인데...시스템은 계속변하고 법률도 계속바뀌고 하는데도 교육행정직근무여건은 날로 날로 더 힘든환경으로 바뀌는것같네요..지금도 나홀로 실장으로 근무하는데 차접대부터,문서,회계(세입,세출,예산),정보공개.비정규직관리,맞춤형복지,세외,발전기금,시설,물품,재산,보안,기록물,통계,민원 뭐하나 안하는업무가 없이 다하니 이게 도대체뭐하는건가...오늘도 그러면서 하루를 보내네요.....글고 6급승진은 언제쯤이나하려는지 감감하고...기분이착찹한 하루입니다....
산삼두뿌뎅 (2012-08-21 Tuesday) 추천(댓글 기여도) : 0  
(충남,남) 근데요 차접대가 행정실 업무란 근거가있나요?
이걸 왜하나 싶어서요
권위주의타파 (2012-10-04 Thursday) 추천(댓글 기여도) : 0  
(충북,남) ㅎㅎ 저는 실장님 계신 학교로 첫발령 받았죠 하지만 제가만난 그실장님은 교사였습니다. 모든 업무를 행정실로 가지고 오시는 그리고 다섯시가되면 직인통을 저에게 넘기시며 내일까지 뭐 뭐 뭐 완료지어라 그리고 야근하지 말고 일찍들어가라 야근하면 너만 일하는 놈인줄 알거 아니냐는 말을했죠.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어금니를 꽈악 물게 되네요. 나쁜 XX
초초롱 (2012-11-28 Wednesday) 추천(댓글 기여도) : 0  
(충북,여) 다들 첫 발령에 대한 아련한? 향수같은 것들이 있으시네요. ㅠㅠ
앞으로는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요. 그런 기대감과 희망을 갖고 오늘 하루도 보내고 있습니다.
하늘색 풍선 (2013-05-12 Sunday) 추천(댓글 기여도) : 0  
(전북,여) 전 작년에 발령난 병아리에요.....초심을 잊지 말아야하는데 왜케 초심을 잊는지 모르겠어요..공부할때는 합격만 하면 행복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요즘들어 제자신을 돌아보면 점점 그 시절을 잊어버리는거 같아요
미소 (2013-06-05 Wednesday) 추천(댓글 기여도) : 0  
(경남,여) 옛추억은 지나고 나면 입가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다들 고생한 보람이 있겠지요.
방콕여신 (2013-07-04 Thursday) 추천(댓글 기여도) : 0  
(경기,여) 나는 그때 몰랐다 아무것도 몰랐다가 정말 대박이네요~
누구에게나 그런 시절이 있었죠!! 그런시절... ^^
파랑나비 (2015-03-22 Sunday) 추천(댓글 기여도) : 0  
(경기,남) 예전엔 대우가 더 심했었네요..지금도 약간은 교무업무가 넘어올때도 있긴한데.. 지금이 더 낫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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